마르크스

Posted at 2012. 1. 13. 15:13// Posted in 기타
“인간이 인간답게 되는 것, 그리고 세계에 대한 인간의 관계가 진정으로 인간적인 관계가 되는 것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자. 이때 사랑은 사랑으로만 교환될 수 있으며 신의는 신의로만……교환될 수 있다......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자 한다면 타인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고 또한 용기를 북돋을 수 있는 영향력을 실제로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만일 당신이 메아리 없는 사랑을 한다면, 다시 말해 당신이 사랑을 받을 만한 인물이라는 것을 사랑으로 명백히 표현했음에도 사랑을 받지 못한다면, 당신의 사랑은 허약한 것이며 하나의 불행이다.”

- 칼 맑스, 『경제·철학 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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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가치 / 박영균 저 / 책세상

Posted at 2012. 1. 10. 10:27// Posted in 감상
노동가치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박영균
출판 : 책세상 2009.04.01
상세보기

  책세상의 Vita Activa 시리즈는 사회과학의 여러 중요한 개념들을 역사적으로 살펴보고 그 개념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상과 이론을 살펴볼 수 있는, 일종의 입문적 참고서적으로 상당히 유용하다. 나는 이 시리즈를 재작년에 18권 정도 사놓고 현재까지 2/3정도 봤는데, (본격적으로 읽는) 책과 책 사이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때, 혹은 특정한 개념에 대한 참조가 필요할 때 한 권씩 꺼내어 보곤 했다. 그 말은 곧, 대체로 이 시리즈의 책들이 쉽게 쓰여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덕감정론을 다 읽고 국부론의 배송을 기다리며 그 사이에 가벼운 마음으로 잡은 것이 이 책 '노동가치'였다. 이전의 시리즈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친절한 안내서를 기대하며. 결론적으로 나의 기대는 완전히 배신당했다.

  마르크스 이전 노동가치론의 등장(로크, 스미스, 리카도)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런데 예상대로 노동가치론의 역사와 배경을, 그리고 각 사상가의 차이를 쉽게 잘 안내해주던 이 책은 마르크스에 이르러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우선 노동가치론에서 사용가치/가치/교환가치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다. 흔히 우리들은 사용가치/교환가치의 이분법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으나 마르크스가 언급한 '가치'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랬다. 나 자본론 안 읽었거덩...) 그런데 이 책은 위의 세 가지가 다르다고 하면서도 그 차이를 정확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특히 가치 - 교환가치가 뭐가 다른지에 대해서는 한참 고민했다. 어쨌는 우여곡절 끝에 교환을 가능하게 해주는 상품의 내재적 가치는 '가치(혹은 상품가치)'이며, 교환가치는 그 현상상태로서 우연적이고 일시적인 성질을 보인다는 면에서 내재적인 가치라고 할 수는 없다는 정도로 정리.

  다음으로 잉여가치론으로 넘어갔다. 잉여가치론은 노동가치론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고 여겼기에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으나 개별자본에서의 가치≠생산가격, 잉여가치 ≠이윤 관계와 총자본에서의 총가치=생산가격, 총이윤=총잉여가치 부분에서 막혀서 또 한참 버벅 버벅. 이 부분은 더 많은 이윤을 획득하기 위한 개별 자본가의 경쟁과 자본의 이동으로 인한 것으로 이해하고 넘어갔는데 아직도(자본론을 읽기 전까지는) 나의 이해가 정확한지에 대한 약간의 의문이 남는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시간이 걸려서라도 이해하고 넘어갔지만, 가치전형논쟁을 다룬 부분에서는 KO당하고 말았다. 내가 알기로 가치-전형 논쟁은 수많은 경제학자가 참여하여 주로 수리경제학의 방법을 통해 마르크스가 이야기한 가격과 가치의 전형 문제를 논쟁한 사안인데 저자는 이 부분을 (수리는 제시하지도 않고, 제시해도 이해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긴 하지만) 몇 장을 통해 대략적으로 정리한다. 문제는 이 부분이 읽어도 무슨 논쟁을 했다는 것인지 통 이해가 안간다는 점. 차라리 수리를 제시했다면 이해하려고 노력이라도 해보겠지만 이 책에는 제시되지 않았고 일일히 찾아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여 그냥 패스. 그렇게 책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총평하자면 마르크스를 중심으로 노동가치론과 관련된 여러가지 내용들을 포괄적으로 다룬 것은 좋았지만, 책의 분량에 비해 너무 많은 내용을 다루다보니 설명히 충분히 친절치 못하여 마르크스에 대해 정통하지 못한 - 전혀 모르거나, 나처럼 얼치기로 주워들은 정도의 지식만 있는 - 사람으로서는 이 책을 100% 이해하고 넘어가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또한 너무 마르크스주의 혹은 네오마르크스주의 혹은 넓게 봐 마르크스의 영향력을 상당히 받은 이들의 관점만을 제시한 부분도 아쉬웠다. 예를 들어 슘페터의 노동가치론 비판이라든가 한계요용학파의 비판과 같은 부분들을 좀 더 책장을 할애해 다루었으면 어땠을까. 저자의 취향에는 맞지 않겠지만, 적어도 이들이 '주류경제학'의 이름으로 헤게모니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무시는 반쪽짜리 지식밖에 안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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