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 읽은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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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도시생활자의 정치백서
Posted at 2011. 3. 4. 11:25// Posted in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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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전 남긴 말 중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말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는 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군사정권 시절 자신에게 붙여진 칭호를 응용하여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惡의 편"이라는 말을 남겼다. 어느쪽이늗 민주주의라는 말이 무색하게 권력이 사유화되고 있는 현실을 깰 방법은 시민 - 혹은 인민 - 들의 정치적 행동임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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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를 포함해서) 꽤나 정치에 관심이 많은 시민이라고 해도 몇 년에 한 번씩 하는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나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에 대한 후원 정도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활동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단지 선거에 참여해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혹은 자신이 낙선시키고 싶은 후보를 낙선시킬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만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선거'라는 판은 그 판 자체가 이미 그들의 사유물화 된지 오래이고, 따라서 그들이 만든 playground에서 뛰어 노는 것만으로 판 자체를 바꾸기는 힘든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세상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 책, "도시생활자의 정치백서"는 그런 종류의 무력함을 느끼고 있을 사람들에게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다. 선거/정당/NGO/여론형성/시민불복종 등의 챕터로 나누어 각각에 있어서 일반적인 시민이 어떻게 행동하면 '정치'라는 장에 참가할 수 있는가를 마치 매뉴얼처럼 제시한 이 책은, 정치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략 알고 있었던 이야기지만 막상 실천에 옮기기는 뭐했던 부분을 긁어준다. 김치찌개에 김치와 조미료가 들어가는 지는 알았지만 감히 요리할 엄두는 못내고 있던 사람들에게 물은 얼마나 넣고 국물 맛은 어떻게 내며, 신김치국을을 잔뜩 넣으면 더 맛이 좋고, 참치를 넣을 생각이면 참치기름에 김치를 볶는 것도 괜찮다...는 식의 레시피를 알려준달까.
조금만 들인다면 말이다...
이 책의 가치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단지 읽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다. 뭐 하나라도 실천에 옮기지 않고서는 의미가 반감 정도가 아니라 급감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일독해보고 내 주면의 작은 것으로부터 실천해보면 어떨까? 시민/사회단체를 찾아서 연대한다든지, 내 정치적 색체에 맞는 정당을 찾아 당원으로 가입해서 당원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한다는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나부터도 해야 하는 일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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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김대중 자서전을 읽고
Posted at 2011. 1. 19. 17:02// Posted in 감상내가 올해 세 번째로 완독한 책 (두 권짜리니 권수로는 네 권이구나)은 '김대중 자서전'이다. 나는 본래 공정성에 대한 집착이 약간 있는 관계로 자서전은 잘 읽지 않는데 최근 몇 개월간 두 편의 자서전을 읽었다. 하나는 몇 개월 전에 읽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 였고, 다른 하나는 이 책이다. 최근 서거한 두 분의 대통령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지만 이렇다 할 평전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자서전을 읽었다. 운명이다를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고 이 책을 읽을 때도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읽으려고 노력했다. 하나는 이 사람에 대한 호(好)든 오(惡)든 선입견을 최대한 배제할 것, 또 하나는 자서전임을 감안하여 필터링하며 읽을 것. 이 두 자기를 놓치지 않아야 의미있는 독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대중 자서전'은 상당한 두께에 두 권으로 된 책이다. 1권은 출생부터 대통령 당선까지를, 2권은 대통령 시절과 퇴임 후를 다루고 있다. 두께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전혀 없는게 책장이 정말 쉽게 넘어간다. 소설책 - 중에서도 노벨문학상 수상작 같은 것 말고 베르나르 베르베르나 파블로 코엘류 류의 가벼운 소설책 - 읽는 속도와 거의 비슷하다. 더구나 한국 현대사에 대한 지식이 약간 있고, '국민의 정부' 시절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면 책 읽는 속도는 더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얇지 않은 책을 쭉 읽어가며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우리 현대사의 질곡이 이렇게 한 사람의 일생에 다 담겨 있을 수도 있구나.'라는 것이었다. 물론 그 시대를 산 사람이라면 누구나 많든 적든 시대 상황의 영향을 받게 마련이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는 줄곧 역사를 만드는 사람의 위치에서 그 많은 사건들을 정면으로 맞이하며 참으로 고단한 삶을 살아온 경우다. 그에 대한 공과를 어떻게 평가하든, 그의 삶 전체에서 드러나는 역사를 대하는 정치인으로서의 진정성만큼은 누구에게나 커다란 울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우선 (이건 '운명이다'를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보수언론의 강력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나는 보수언론이 제시하지 않는 Agenda도 많이 접하는 편이고, 그들이 보도하는 내용을 대체로 의심하며 살아온 편임에도, 보수언론이 그려 놓은 김대중/노무현의 모습에 의해 실제 그들을 정확하게 보지 못한 측면이 많았다. 언론에서 다루는 그들보다 그들의 자서전에 그려진 그들은 더 오른쪽에 있었고, 덜 부패했으며, 더 현실적이었다. 좋고 나쁨을 떠나 보수언론의 힘이 (나같은 사람에게조차) 인식을 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섬뜩하게 다가왔다. 이제 종편까지 선정되었으니 이들이 어디까지 갈까... 인터넷, SNS가 이들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그런 고민들이 꼬리를 잇게 된다.
또 하나는 대통령의 힘이 생각보다는 훨씬 제한적이라는 부분이다. 물론 이건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여러 경로로 한 생각이었지만, 한국사회처럼 수구/보수 진영의 힘이 압도적으로 강한 사회에서 한 사람의 소수파 대통령의 - 더구나 5년 단임으로 그쳐야 하는(물론 요즘에는 왜 3년 단임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 역량이 사회 전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제한적이다. 비단 대통령의 정적들 뿐 아니라 대통령의 주변 사람 조차도 때로는 집권자의 의도를 곡해하고 거부하는 일이 잦다. 그러니까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 이는 민주주의의 당연한 부분이고 장점이기도 한데, 어떤 경우에는 아쉬운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하긴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시스템과 토대의 변화가 필요한 것일게다.
마지막으로 '어떤 악정도 처음에는 선한 의도에서 출발한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김대중도 노무현도 신자유주의를 의도하지는 않았다. 다만 '세계화'는 필연이고 '지식사회/금융중심경제'는 나라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며, '복지'는 필요하지만 '생산적 복지' - 다른 말로 하면 사회투자국가론 - 가 21세기 형 복지의 대안이다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에 근거한 그들의 정책은 공기업 민영화, 생활의 금융화, 노동시장 유연화, 자본 이동의 자유화, 보편적 복지의 실종을 낳았고, 결국은 금융 부문의 취약성을 증가시키고 양극화를 심화시켰으며, 수많은 노동자의 삶을 피폐하게 했다. OECD 국가 중 가장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나라, '88만원 세대'라는 말로 대표되는 청년에게 희망이 없는 나라의 단초는 불행하게도 민주정부 10년에서 시작되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것은 사실이고, 우리가 반MB 뿐 아니라 beyond 김대중/노무현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이제 반 년 가량이 지났다. 2011년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그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존재는 척박한 한국 정치에 소중한 자산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독재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은 민주화의 투사였으며, 한국경제가 가장 위급한 순간에 등판에서 위기를 넘긴 구원투수였고, 한반도에 평화의 싹을 심은 지도자였다. 그의 아쉬운 부분은 뒷 세대가 짊어지고 가야할 짐이지, 한 평생 치열하게 살았던 그를 비난해야 할 무엇을 아닌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가톨릭 신자였던 그가 생전에 바랐을 대로 천국에 갔다면, 고단했던 이승에서의 삶일랑 모두 잊고 편안히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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