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더글라스 러미스 저 / 김종철, 최성현 역 / 녹색평론사)
Posted at 2012. 3. 5. 00:17// Posted in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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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복지국가'를 공부하면서 내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의문 중 하나는 바로, '복지국가는 지속가능할까?'이다. 복지국가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 할 '스웨덴 모델'을 다룬 책을 보다가 '생산부문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스웨덴 복지국가를 지탱하는 데 있어서도 관건이라는 내용을 얼핏 본 이후 생긴 의문인데, 물론 지금의 내 수준에서 이 질문에 대한 어떠한 답도 내릴 수 있을 리는 만무하다.
어쨌든 그런 의문을 품고 있다 보니 생태, 평화 같은 과거에 (분배, 평등 같은 주제에 비해) 많은 관심을 갖지 않았던 영역에 대한 관심을 확장하게 되었는 데 그런 중에 '녹색평론'을 구독하게 되었고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아주 쉽다. 아주 평이하게 쓴 수상록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될까? 게다가 얇기까지 한 관계로 페이지가 아주 쉽게 넘어간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메세지는 결코 간단치 않다. 저자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는 평화나 공존과 같은 보편적인 가치이고 이는 좌우의 문제가 아닌 '상식'의 문제라고 말하지만, 이 사회에서 통용되는 '상식'에 전면적으로 도전하는 내용인 까닭에 그 어떤 좌파보다 불온하고 근본적이다.
읽는 과정은 간단한데, 읽은 후 생각하는 과정은 심오한 책이라고 소개한다면 적당할까. 기차간에서 오가며 읽었는데, 한 번 쯤은 차분하게 더 읽어야 할 책이 아닐까 싶다.
끝으로 책의 느낌을 전달하기 위한 인용구 하나.
"백년전의 세계에서는 자급자족으로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지구 위에 상당히 많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1933년의 백과사전에 쓰여있는대로, 좀처럼 "착취하기 어렵습니다". 현실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착취하는 것이 어려운 것입니다. 그런 빈곤을 세번째와 네번째 형태, 즉 착취하기 쉬운 형태로 전환시킨 것이 경제발전의 정체입니다. 세번째란 인간을 노동자로 만드는 것, 네번째는 인간을 소비자로 만드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을 노동자나 소비자로 만드는 것이 경제발전입니다." (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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