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비어니즘은 사회정책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기도 하고, 마르크스주의가 아닌 사회주의에 대한 스스로의 무식을 개선하고 싶은 생각도 있기도 해서 택한 책. 전반부는 페이비어니즘에 대한 설명을 후반부는 신디컬리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역사적 배경이라든가, 실제 그 운동이 어떤 식으로 현실과 만나 작용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좀 더 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보다는 거의 각 운동의 이론적, 사상적 배경 및 그 운동에 대한 '오해'들을 해명하는 것이 내용의 거의 전부. 19세기에 대한 공부를 최근해 많이 했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굉장히 불친절한 책이 될 뻔.

그래도 그 덕분에 각 부류의 사회주의가 어떤 사상적 배경에서 어떤 주장을 했는지를 비교적 쉽고 풍부하게 볼 수 있었다는 점은 큰 장점. 마르크스주의가 아닌 사회주의의 경향들에 대해 맛보기를 하고 싶은 사람은 한 번쯤 볼만하다. 단, 보기 전에 19세기~20세기 초 영국의 역사적/사회적 배경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갖출 것.

그나저나, 전부터 보고 싶던 아나키즘을 개괄할만한 좋은 책은 아직도 못찾고 있다. 원서를 질러야 하는 것일까. 사상사적인 관점에서 아나키즘의 여러 흐름들 다룬 책이면 딱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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