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기본소득을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최광은
출판 : 박종철출판사 2011.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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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본소득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기존의 복지국가를 구성하는 제도들이 크게 보면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의 확대'를 작게 보면 '케인즈주의 경제학'을 전제로 하고 있다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 

근래 많은 좌파들이 주장하고 있는 '기본소득'이라는 발상이 이와 같은 환경의 변화에 근거하고 있음을 대략 알고 있었고, 그래서 기본소득에 대한 초보적인 지식이라도 가져보자...라는 생각과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도 기본소득의 가능성에 대해 가질 두 가지 의문 - '돈은 어디서 마련하니?', '정치적으로 이게 받아들여질 수 있겠지?' - 에 대한 초보적인 수준의 답이라도 찾기 위한 생각으로 입문 of 입문서로 여겨지는 이 책을 골랐다.

보고난 후 드는 생각은 기본소득의 역사나 흐름, 현재 논의되는 상황(혹은 수준)을 개략적으로 살펴본 것 외에는 이 책을 왜 읽었나 싶다.(이 정도는 구글링만 해봐도 금방 알 수 있는 정보다.) 궁금해했던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은, 대답이 더 질문을 부르는 수준의 대답이거나, 모호한 비유로 일관하거나, 아직은 과제라고 하거나 뭐 이런 정도라 이 책이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일정부분 대표할 수 있답면, 이 논의는 아직 제도화되기엔 상당히 먼 상태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저자의 글을 풀어가는 방식이 - 거칠게 표현하면 - 좀 거슬렸는데, 기본소득에 반대하는 사람의 주장을 늘어놓은 후 - 별로 딱 맞아 보이지도 않는 - 비유로 '이런 비판은 ~~~하는 격의 비판이다.'라고 하고 일축해버리는 것이 두어 차례 눈에 띄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은 기본소득에 대한 기본적인 논의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일텐데 이런 무성의한 비판에 대한 재비판은 기본소득 논의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그리 도움될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이 책이 논하는 기본소득의 제도로서의 실현성에 대한 근거의 취약함이 기본소득 자체가 의미 없다거나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또한 이 책과는 별도로 나 또한 이런 논의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생각이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적으로는, 이 책은 실망스럽니다. 책에 대한 실망감이 기본소득이라는 논의 자체에 대한 실망감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 관리할 필요를 느낄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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