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자유기업원장이라는 사람의 장하준 비판

Posted at 2012. 5. 9. 00:25// Posted in 시사

자유주의 경제학자의 장하준 비판이라는데, 읽다보니 왜곡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관점이 달라서 그런가? 라고 생각하고 다시 한 번 읽어봤지만 나로서는 아무리 납득해보려고 노력해도 이건 말이 안된다 싶다.

기사링크::신자유주의는 악이 아니다(한겨레21)

1. 발전국가 시절의 한국과 현재의 중국이 (일종의)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경제발전했다는 주장

- 한국에 대해 이 분은 '수출 중심 전략'(남미의 ISI와 대비되는)이니까 당시로서는 신자유주의라는데, 한국의 경제발전은 GATT체제의 비관세장벽에 대한 느슨한 제약을 기반으로 수출증대 & 수입차단 방식을 사용했다. 이게 신자유주의라면 애덤스미스가 그렇게 비판한 중상주의도 신자유주의다.

- 중국이 개방해서 성공했으니 신자유주의라는데, 물론 폐쇄에서 개방으로 일정부분 나간 건 사실이지만 경제의 중심이 공기업에 있고, 환률조작국 소리를 매번 듣는 나라가 신자유주의라니 어리둥절하다.

- 종합적으로 이 양반은 '대원군식 쇄국' 아니면 다 신자유주의라는 식이다. 그렇게 따지면 케인지언 경제정책도 신자유주의고, 장하준 교수의 주장도 신자유주의다. 그러면 논쟁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니, 이건 자기모순이다.


2. 최근 세계 경제위기는 미국 부동산 버블 탓이고, 이는 신자유주의를 '안해서' 생겼다.

- 부동산 버블이 왜 생겼나? 은행의 채권 금융화에 따른 무분별한 레버리지 추구와 그 와중에 위험도가 높은 주택채권을 증권화한 것이 터진 탓이다. 이는 금융규제 완화에 따른 금융회사의 탐욕과 단기수익추구(주주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한)에 근거한 바 크며, 이런 요인들은 대단히 '신자유주의적'이다.

- 부동산 버블이 커지고 있을 때 줄곧 부동산 버블의 위험을 폄하하고 시장은 완전하므로 걱정할 것 없다고 한 이들이 바로 앨런 그린스펀이나 월스트리트를 장악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자들이었다.

- 거품이 신자유주의를 안해서 생겼다고? 아무리 신자유주의자라도 이건 좀 심한 왜곡 아닌가...


3. 복지가 경제에 해롭다는 것은 성장론자나 복지론자가 모두 합의한 것이다.

- 이런 합의가 언제 있었는지 듣도 보도 못했다. 내가 아는 '복지론자'들은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인적자원투자, Anti-Cycling Effect, 빈곤예방을 통한 사회안정 유지 등의 이유로 복지가 경제에 이롭거나 최소한 해롭지 않다고 주장한다.

- 물론 그런 복지론자의 주장이 옳은지 아닌지는 논의할 만한 거리다. 하지만 복지가 경제에 해롭다는 '합의'가 있었다는 말은 어느 복지론자와 귀하가 합의하셨는지는 몰라도 왜곡이다.


전 자유기업원장이 쓴 글이라니 이 분의 당파성은 짐작가능하지만 이 분이 이야기하는 '팩트'에 대한 왜곡이 너무 심하다  싶어 읽으며 짜증이 났다. 물론 나도 당파적이니까 내 이야기가 객관적이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하지만 이 분의 이야기는 정도가 너무 지나쳐서 의도적인 왜곡이 아니라면 심각한 무식으로 보일 정도다.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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