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 노동과 복지 (이호근 편, 인간과 복지)

Posted at 2012. 3. 12. 00:29// Posted in 감상
비정규 노동과 복지
국내도서>전공도서/대학교재
저자 : 이호근
출판 : 인간과복지 201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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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쉬라의 책 (복지국가의 사상과 이론)을 보던 2월 초부터 잡고 있던 책이니까, (그 사이 다른 책들을 많이 보긴 했어도) 꽤 오랫동안 읽은 샘이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순위에서 밀린 측면도 있고, 논문 모음 형태라 짧은 호흡으로 읽기 좋아서 띄엄띄엄 읽은 탓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이 책을 읽는 도중 책을 소화하는 나의 능력에 대한 심각한 회의를 느꼈기 때문. 무슨 소리인고 하니 이런 논문들을 모은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통계적 지식이 필수적인데 나에게는 그것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을 새삼 발견했기 때문이다. 통계를 제대로 모르다보니 글을 비판적으로 읽지 못하고 그냥 글쓴이의 논리를 따라가게 되고, 결국은 피상적인 이해에 그친다는 점을 깨달았다. 결국 통계 공부가 아주 시급한 샘인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할 지 막연할 따름이구나.

그와는 별도로 '비정규직'이라는 현재 한국사회(비단 한국사회 뿐만은 아니지만 이곳에서 더 시급한)의 중요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글들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은 좋았다. 외국의 다양한 사례들은 (상대적으로 통계에 대한 이해가 덜 중요하기도 하고) 시야를 넓힐 수 있어 좋았고. 그 결론이 비정규직 문제는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우리만큼 심각한 경우도 드물다는 점이라 안타까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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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와 복지정책 - 역사와 이슈 (테마한국사회복지1)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이영환
출판 : 나눔의집 200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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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사회보장"이라는 책이나 "한국의 가난 - 오래된 빈곤, 새로운 과제"와 같은 책들, 그리고 복지국가 소사이어티에서 낸 책 두 권 정도, 여기에 최근에 읽은 '한국 복지국가 성격논쟁2"를 통해 한국의 복지와 관련된 문제들을 어느 정도 접하긴 했는데, 어디에선가 이 책에 대한 추천을 본 기억이 있어 오래전에 사놨다가 이번에 미쉬라와 고프의 책을 잇달아 보며, (동시에 두 가지 책을 보는 근래 생긴 습관으로 인해) 이 책을 한 챕터씩 읽어 어제 마쳤다.

  제목처럼 한국사회와 복지정책에 대해 역사적 측면과 몇 가지 이슈를 다룬 내용이었고, 각 챕터는 각기 다른 시기에 저자가 쓴 논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저자의 논문 모음집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책들을 통해 비교적 접해본 이슈임과 동시에 이론적이기보다는 현실적인 논의라 (한국 복지국가 성격논쟁 같은 책에 비하면) 비교적 평이하게 읽어갈 수 있었다. 이 책의 집필을 목적으로 새로 쓰여진 책이 아닌지라 2005년에 발간된 책임에도 오래된 논문은 96년에 쓰여진 것이 있을 정도라 '같은 문제를 현재적 시각에서 보면 어떻게 봐야 할까?'를 생각하게 되는 아쉬움을 있었지만, 여전히 이 분야에 대한 '공부'가 절실한 나에게는 또 한 권의 소중한 양식이 되어준 책이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저자의 '글투',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단어나 표현의 선택'이었는데 보통의 논문이라면 좀 더 가치중립적인 성격의 표현를 사용할만한 부분에서 거리낌없이 자신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표현을 사용하는 듯한 부분이 느껴졌다. (그런데 이런 느낌을 갖고 나서 다시 어떤 단어들이 있는지 훑어보니 막상 그런 단어가 딱 눈에 띄지는 않는다! 아마도 단어보다는 규범적인 성격이 있는 문장에서 단정적인 어미를 사용한다든가, 역사적 논란이 있는 사건에 대해 단언하는 부분이라든가 이런 것들이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좋게 느껴졌는데, 논문이라는 것이 어차피 어떤 주장을 하는 것이라면 단정적인 표현들이 좀 더 매력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덜 아카데믹하게 느껴질 수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편안하게'(아무래도 이론적인 논의가 아닌 현실에 대한 논의니만큼) 읽은 '불편한'(다루는 내용이 즐거운 내용은 아니니까) 책이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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