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

Posted at 2012. 3. 19. 21:31// Posted in 성찰
요즘 자주 교문을 지나다보니 간혹 오래전 그 교문 앞에서 벌였던 싸움의 기억이 난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교문 오른쪽을 바라보며 어깨가 움츠러든다. 그런데 돌아서서 보면 그 때 내가 무얼 위해 싸웠던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 때는 내가 무얼 위해 싸우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정말 알고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진짜 나의 싸움이 되기에는 내가 너무 미숙한 상태였다.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런 사실을 어렴풋이 느낀다.

그렇다고 지금 뭔가 대단한 것을 알고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내가 참 모른다는 것 뿐이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 느끼는 것은 있다... 그 때 내가 얼마나 미숙했든, 그 때 이후 얼마나 오랫동안 그 시절을 잊고 지냈든간에 지금 내가 삶을 고쳐가겠다고 마음먹게된 문제의식의 출발은 바로 그 시절 이 교문 앞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그러니까 어쩌면, 내가 남은 내 삶을 제대로 살아낸다면 당시의 그 의미모를 싸움이 비로소 의미를 찾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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