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와 복지국가의 위기 (라메쉬 미쉬라 저 / 이혁구, 박시종 역 /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Posted at 2012. 5. 6. 01:03// Posted in 감상전에 읽은 미쉬라의 책(2012/02/14 - [감상] - 복지국가의 사상과 이론 (라메쉬 미쉬라 저 / 남찬섭 역 / 한울아카데미)이 워낙 좋았었기 때문에, 국내에 번역된 그의 또 다른 책의 존재를 아는 순간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더구나 부제가 Toward a Global Social Policy라니 이거 보지 않을 수가 없잖아! 그러나 이 책은 이미 절판 상태였고, 도서관에서 구할 수는 있었겠지만 유독 책에 대해서는 소유욕을 불태우는 성향상 아쉬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물론, 원서 구해서 보는 방법도 있겠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잖아!) 혹시나 해서 출판사에 전화를 걸어 마침 책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3천원의 배송비를 부담하고도 기꺼이 득템! 행복한 마음으로 읽었다.
미쉬라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바를 아주 거칠고 짧게 요약하면 이렇다. 70년대 후반 복지국가의 전성기의 종료와 함께 시작된 복지국가에 대한 우파의 공격은 세계화, 특히 금융의 세계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복지국가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미쉬라에 따르면 세계화는 화폐자본의 이동성에 대한 제약을 철폐시킴으로써 리플레이션 정책을 통한 완전고용과 경제성장이라는 일국적 케인즈주의 거시경제 관리모형을 붕괴시켰고, 국민국가에 지구적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강화시키고 투자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압력을 가함으로써 '사회적 덤핑'과 임금 및 노동조건의 하향악화를 초래하고 있다. 또 세계화는 '통화주의'로 상징되는 재정적자 및 국가채무 감축을 조세인하와 동시에 국가정책의 핵심목표로 제시함으로써 사회적 보호체계와 사회지출에 대한 하향합박을 행사하고, 국민국가를 탈중심화함으로써 국민적 연대를 허무는 방식으로 복지국가의 이데올로기적 기반을 약화시켰다. 뿐만아니라 세계화는 권력의 균형추를 노동자와 국가에서 자본으로 이전시켜 사회적 협력관계의 토대를 약화시키고, 국민국가의 정책선택지에서 중도좌파적 정책을 제거함으로써 정책선택의 범위를 우편향 이동시켰다. 끝으로 세계화의 논리는 국가공동체 및 민주주의 정치의 논리와 갈들을 일으킴으로써 지구적 자본주의와 민주적 국민국가 사이의 투쟁을 촉발한다.
물론 이와 같은 '세계화'의 특징은 상당부분 앵글로 색슨 자본주의 국가의 이야기이며, 우리가 알고 있듯 80년대 이후 복지국가의 후퇴기에도 스웨덴이나 독일 같은 다른 유형의 자본주의 국가들은 영미권 국가들만큼 사회적 보호에 있어서 후퇴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영미권에 대해서도 어떤 학자들은 '근본적이 변화'가 있었다고 하기 어려우며, 이는 복지국가를 형성하는 제도들이 가진 경로의존성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대표적으로 Pierson(1994)이 그렇다. 미쉬라도 이와 같은 부분을 인식하고 있다(실제로 미쉬라 자신도 이전에는 우파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복지국가는 '역전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미쉬라는 케인즈주의 복지국가를 지탱하는 기본적인 가정, 즉 '완전고용'이 포기되었다는 것은 각 제도의 축소 정도 이전에 과거와의 근본적인 단절을 보여주는 것이며, 특히 세계화는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은 효과를 통해 복지국가의 안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차원에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스웨덴과 독일과 같은 경우에 있어서도 영미권 국가와는 분명 크게 다른 상황이지만 적어도 사회정책이 확대가 아닌 축소의 방향성을 취하고 있다는 점과 이들의 사회정책 모델이 미래지향적인 모델이라기보다는 과거의 제도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지구적 자본주의의 차원에서보면 복지국가의 위기를 온전히 반박할만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저자가 이야기하는 대안은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지구적 사회정책'이다. 저자의 표현을 빌자면 우(the right)로부터의 세계화, 위(Above)로부터의 세계화에 맞서 밑(Bottom)으로부터의 세계화, 좌(the Left)로부터의 세계화를 대면시키자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사회권'으로부터 '사회적 표준'으로의 이행을 말하는데, 이는 '사회권' 개념이 그간 복지국가의 이데올로기로서 작용한 긍정적 역할에도 불구하고 개인주의적 성격으로 인해 비서구 문화권에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고, 적정 수준의 보장이 아닌 최저 수준의 보장으로 귀결되며, 무엇보다 사유재산권과 충돌하는 성격으로 인해 세계화의 위협 앞에서 그 의미가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경제적 표준에 대응하는 '사회적 표준'이라는 개념은 문화와 사회가 달라도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으며, 국가의 경제적 표준에 연계시킴으로써 경제-사회 발전의 조화를 추구하기에 유리하고, 서로 다른 경제발전 수준에서 상응하는 표준을 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회적 표준은 이와 같은 장점으로 인해 기존의 UN이나 ILO의 사회정책과 관련된 권고가 가지고 있는 문제 - 후발 국가의 현실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 - 를 해결할 수 있으며, 경제적 세계화에 대해 사회적 세계화를 병행함으로써 '사회적 덤핑'이 아닌 '사회적 보장'이 지구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가운데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세계화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사실 이 책의 부제, '지구적 사회정책을 향하여(Toward a Global Social Policy)'를 처음 봤을 때 내가 떠올린 질문은 '왜?'가 아닌 '어떻게?'였다. 미쉬라가 한 것처럼 '논증'할 능력은 없지만 개념적으로 화폐자본의 세계화가 케인지언 복지국가 후퇴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며, 따라서 현재는 과거와 같은 일국적 케인즈주의는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고 지구적 자본주의에 맞서는 좌파 버전의 지구적 비전이 필요하다는 것은 어렴풋이나마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80%가 '왜?'에 대한 답이며, '어떻게?'에 대한 답은 말미의 '사회적 표준'에 대한 논의 뿐이다. 물론,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것들에 대한 분명한 하나의 답을 준다는 차원에서 매우 가치있는 책이긴 하지만, 여전히 '어떻게?'라는 질문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나로서는 조금은 아쉽다. 미쉬라가 제시한 '사회적 표준'은 그 스스로가 지적하고 있는 지구적 차원의 사회정책을 논의할 때 생기는 두 가지 중요한 문제점들 - 국민국가에서 민주주의적 정부처럼 사회적책을 강제하고 실행하기 위한 민주적 권위를 가진 주체가 없다는 것과, 각국의 경제적 수준의 차이가 일괄적으로 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게 한다는 것 - 중 후자에 대한 해결책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이 책은 첫번째 질문의 답에 대해 '이 책에서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라고 전제한 후 현존하는 국제기구의 현실과 한계만을 짚고 있다.)
하지만 미쉬라에게 이에 대한 온전한 답까지 요구하는 것은 다소 과도한 요구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이는 정치적 실행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학자의 몫이 현실을 진단하고 가능한 대안을 조망하는 것 까지라면, 그것을 비전으로 가지고 실행하는 것은 정치의 몫일 것이다.
감상을 마무리하며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놀라웠던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다. 미쉬라는 놀랍게도 이 짧은 책 한 권에서 내가 '복지국가'에 대해 근래 하고 있던 생각들을 거의 다 언급하고 있다. 물론 복지국가에 대한 미쉬라의 지식은 내 지식 쯤은 한쪽 구석에 있는 부분집합으로 가지고 있을테니 당연한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놀라웠던 이유는 그 생각들 중 상당수가 이 글의 주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부분이 아니며, 따라서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는 내용이라는 데 있다. 그 이야기들이 다루어지는 방식도 - 주제와 직접적으로 연관 없는 부분이니 - 지나가듯 한 마디씩 툭툭 던져지는 형태인데, 예를 들어 사회투자국가에 대해 말하며 인적투자론은 일종의 '생태주의적 오류'라고 툭 던지고(근데, 맥락상 개체주의적 오류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뜻은 통했다.), 복지국가의 미래에 대해 말하다가 뜬금없이 '생태학적 파괴와 폐해가 극심해지면 선진 자본주의 사회의 분별 없는 성장과 천박한 소비주의로부터 급진적으로 퇴각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라는 전체 문맥에서 없어도 되는 문장을 툭 던지는 식인데, 이런 부분을 볼 때마다 마치 저자가 내 머리속을 들여다보며 '너 이 부분에서 이 생각했지?'라고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뭔가 저자와 파장이 잘 맞는 느낌이랄까. 그러다보니 미쉬라의 팬이 되어버릴 것 같다. 국내에 번역된 그의 책이 (내가 알기로는) 내가 본 두 권이 모두인게 아쉬울 따름이다. 이제 안되는 영어실력을 동원할 차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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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기본소득을 / 최광은 저 / 박종철출판사
Posted at 2012. 5. 4. 09:53// Posted in 감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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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본소득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기존의 복지국가를 구성하는 제도들이 크게 보면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의 확대'를 작게 보면 '케인즈주의 경제학'을 전제로 하고 있다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
근래 많은 좌파들이 주장하고 있는 '기본소득'이라는 발상이 이와 같은 환경의 변화에 근거하고 있음을 대략 알고 있었고, 그래서 기본소득에 대한 초보적인 지식이라도 가져보자...라는 생각과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도 기본소득의 가능성에 대해 가질 두 가지 의문 - '돈은 어디서 마련하니?', '정치적으로 이게 받아들여질 수 있겠지?' - 에 대한 초보적인 수준의 답이라도 찾기 위한 생각으로 입문 of 입문서로 여겨지는 이 책을 골랐다.
보고난 후 드는 생각은 기본소득의 역사나 흐름, 현재 논의되는 상황(혹은 수준)을 개략적으로 살펴본 것 외에는 이 책을 왜 읽었나 싶다.(이 정도는 구글링만 해봐도 금방 알 수 있는 정보다.) 궁금해했던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은, 대답이 더 질문을 부르는 수준의 대답이거나, 모호한 비유로 일관하거나, 아직은 과제라고 하거나 뭐 이런 정도라 이 책이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일정부분 대표할 수 있답면, 이 논의는 아직 제도화되기엔 상당히 먼 상태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저자의 글을 풀어가는 방식이 - 거칠게 표현하면 - 좀 거슬렸는데, 기본소득에 반대하는 사람의 주장을 늘어놓은 후 - 별로 딱 맞아 보이지도 않는 - 비유로 '이런 비판은 ~~~하는 격의 비판이다.'라고 하고 일축해버리는 것이 두어 차례 눈에 띄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은 기본소득에 대한 기본적인 논의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일텐데 이런 무성의한 비판에 대한 재비판은 기본소득 논의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그리 도움될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이 책이 논하는 기본소득의 제도로서의 실현성에 대한 근거의 취약함이 기본소득 자체가 의미 없다거나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또한 이 책과는 별도로 나 또한 이런 논의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생각이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적으로는, 이 책은 실망스럽니다. 책에 대한 실망감이 기본소득이라는 논의 자체에 대한 실망감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 관리할 필요를 느낄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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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는 해체되는가 (폴 피어슨 저 / 박시종 역 /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Posted at 2012. 4. 10. 06:17// Posted in 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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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복지국가는 19세기 말에 그 희미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이래 20세기 초의 격변 -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대공황 - 을 거치며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기본으로 자리를 잡았고, 그 후 30년간 자본주의의 황금기를 열었다. 그리고 70년대 중반 Oil Shock와 그로 인한 Stagflation을 겪으며 보수주의적 정치세력의 집중포화를 받게 되고, 결국 영·미를 중심으로 쇠퇴의 수순을 밟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이 시기 - 즉, 신자유주의의 광풍이 불어닥친 1980~2000년대 - 에 복지국가가 의미있게 쇠퇴하였는가에 대해서는 연구자들의 관점이 다르다. 이를테면 여기서 리뷰할 폴 피어슨 같은 학자는 복지국가는 공격받고 상처받았지만 의미있는 정도의 후퇴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그 근거는 대략 다음과 같다.
즉, 복지국가 팽창기에 팽창을 주도했던 세력 - 노동조합과 사민주의 정당 - 은 약화되었지만 기존의 복지국가를 구성하던 프로그램들은 새로운 지지세력을 형성하였을 뿐 아니라, 축소 자체가 갖는 정치적 특성 - 신뢰 획득의 정치가 아닌 비난 회피의 정치라는 - 으로 인해 레토릭에 비해 실제의 축소는 제한적이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피어슨은 권력자원 동원의 측면이나 권위의 집중화 정도, 정부의 행정/재정능력과 같은 복지국가 팽창을 설명하는 전통적인 관점들은 축소의 정치의 특수성으로 인해 그 실효성이 약하며, 따라서 축소의 과정에서는 기존의 프로그램 구조가 어떠했느냐가 핵심이 된다고 말한다. 프로그램별로 상이했던 축소의 결과나 권위가 집중화되었던 영국에서의 개혁이 꼭 미국보다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없었다는 부분 등이 그 근거가 된다.
그렇다면 축소의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피어슨은 기존 프로그램의 구조가 현재에 어떻게 작용하는가? - 즉, 정책 피드백의 문제를 그 핵심으로 내새운다. 즉, 축소의 과정에서는 행위자가 정치적 비난의 회피를 위해 눈가리기 전략, 분할전략, 보상전략과 같은 수단을 동원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수단이 어느정도 성공적일지에 프로그램의 구조가 영향을 많이 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국의 연금제도는 프로그램의 분절화로 인해 그 이해관계자에게 분할전략을 시도하기 유리했으나 미국의 연금제도는 포괄적 성격의 단일 프로그램으로 이와 같은 전략의 활용이 힘들었으며, 이와 같은 요소가 해당 프로그램의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축소의 정치에서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또한 정책 피드백에서 살펴볼 부분은 무엇인지, 실제 프로그램별 축소 및 체계적 축소는 아래 테이블들을 참고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두 가지만 짚어보고 글을 마치겠다.
첫째, 저자는 프로그램적 축소의 결과와 체계적 축소의 결과를 살펴보고 이들을 기준으로볼 때 복지국가에 의미 있는 축소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매우 타당하며 탁월한 연구성과이지만 한 편으로 아쉬운 점은 이와 같은 변화가 정책 수혜자의 삶에 어떻게 결과하였는지에 대한 분석이 있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저자는 자산조사 소득지지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프로그램 축소의 결과 실질적인 축소의 폭은 그다지 크지 않았을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70~80년대의 실업과 빈곤의 증가 양상과 맞물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의 변화는 영국과 미국 저소득층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를 고려할 때도 '변화의 폭은 크지 않았다.'고 단정짓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특히 불평등과 빈곤을 측정하는 각종 지표상 20세기 이후 줄곧 감소해오던 불평등과 빈곤이 7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돌아서는 중요한 변화가 있었는데, '인민의 삶'이라는 차원에서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된다.
둘째, '복지국가'라는 것이 적어도 어느 정도 수준의 물질과 기회를 그 국가의 구성원에게 분배하는 것이라고 할 때 70~80년대의 복지국가를 구성하는 제도들에 '큰 변화가 없었다.(약간의 축소만 있었다.)'는 것이 과연 '복지국가는 건재하다.'고 결론지을 만한 것인지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이 있다. 다시 말하면 '완전고용'과 '포드주의'가 함께 작용하던 복지국가의 전성기의 제도는 70~80년대에 일어난 경제적 변화와 이로 인한 실업증가, 일자리의 양극화 추세와 더불어 오히려 강화되어야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오히려 축소되거나 유지되었다는 것은 '복지국가가 제공하는 인민의 삶'이라는 차원에서는 중요한 후퇴일 수 있다. 비유하자면,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는데 급여는 명목급여 수준에서 고정된 것이라고 할까. 복지의 욕구가 크게 늘어나는데 공급이 유지되었다는 것은 복지 제도 자체가 (심각하게) 축소된 것일 수 있다.
책의 내용을 정리한 아래 테이블들로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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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축소의 정치에서 고려할 사항
구분 | 내용 |
축소의 개념화 | ① 단기적 삭감 뿐 아니라 장기적 삭감을 고려 (점감주의전략, 수급자격 강화) ② 프로그램의 지출 뿐 아니라 구조를 함께 고려 (시장지향성 강화, 잔여주의화) ③ 프로그램적 축소 뿐 아니라 체계적 축소를 함께 고려 - 돈줄 옥죄기 : 세금삭감 및 미래 조세증가 방지제도, 조세의 가시성 강화 자산매각, 극심한 적자재정, 복지국가 외 항목의 지출 증가 - 사회복지에 대한 대중의 애착 약화 : 자유시장 이데올로기의 강조 등 - 복지국가 옹호 정치세력 약화 : 노동조합, 이익집단 등 |
축소의 위험 | ● 축소의 정치는 신뢰획득의 실천이 아닌 비난 회피의 실천 - 축소 비용은 집중적, 혜택은 분산적으로 표출 - 유권자의 ‘부정편향성’ ⇒ 정책목표(복지축소)와 선거승리의 갈등 발생 |
축소비용 최소화 | ● 반대세력의 동원가능성 최소화를 통한 축소에 대한 정치적 반발 감소 ① 눈 가리기 전략 : 인과 고리의 차단을 통한 책임 모호화 - 부정적 결과의 돌출성 완화 (예. 점감주의적 삭감) - 정책과 부정적 결과의 연결고리 약화 (예. 간접세 인상) - 정책과 의사결정자의 연결고리 차단 (예. 책임 떠넘기기, 삭감의 자동화) ② 분할전략 : 잠재적 저항 세력을 분할시켜 약화 - 일부 수혜자의 혜택만을 축소 - 서비스 생산자와 소비자의 균열을 유도 ③ 보상전략 - 축소의 최대 피해자에게 일정한 혜택을 부여 - 사적 급여의 확대 |
축소전략 한계 | ① 눈 가리기 전략 : 효과가 시간적으로 지연되며, 그 사이 정권교체 시 역전 가능 ② 분할전략 : 축소 지지자들 또한 소외될 수 있으며, 정책이 비합리화 되는 경향 ③ 보상전략 : 비용 부담이 발생하며, 정책이 비합리화 되는 경향 |
2. 팽창과 축소의 국면의 영향요인
(1) 권력자원의 역할
“복지국가가 탄생시킨 이익집단의 존재로 인해 축소 국면에서 권력자원의 역할은 제한적”
구분 | 내용 | 영향력 |
팽창국면 | ● 노동조합의 권력자원 정도 및 좌파정당의 역할이 결정적 | ○ |
축소국면 | ● 영/미 공히 노동조합과 좌파정당의 세력이 매우 약화에도 불구하고 축소의 성과는 대단치 않았으며, 프로그램별로 상이하게 나타남 ● 축소의 정치는 유권자에게 인기가 없는 정책이라는 점과 복지국가 시대에 형성된 노조와 자율적인 프로그램별 이익집단의 존재 | Ⅹ |
(2) 정치제도의 역할
“정치제도가 축소에 미치는 역할은 복합적이며, 이는 각 프로그램의 특성에 의해 매개됨”
구분 | 팽창국면 | 축소국면 |
수평적 통합 | 통합될수록 유리 | 복합적 영향 - 유리 : 정책 추진 시 반대파 무산 능력 - 불리 : 축소의 책임이 명확 (인기가 없는 정책이므로) |
수직적 통합 | 통합될수록 유리 | 복합적 영향 - 유리 : 책임 떠넘기기, 지방정부 간 재정경쟁 유도 - 불리 : 정책 추진력 약화 (축소에 대한 지역의 저항) |
정부의 행정능력 | 높을수록 유리 | 영향력 낮음 - 축소의 행위자는 관료보다는 정치인 → 행정능력 중요도 약화 |
정부의 재정능력 | 높을수록 유리 | 복합적 영향 - 유리 : 반대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능력 (보상전략 구사) - 불리 : 재정적자 문제를 축소의 논리로 삼을 수 없음 |
(3) 정책피드백
“새로운 정책이 새로운 정치를 낳는다” (E.E. 샤츠슈나이더)
구분 | 내용 | 영향력 | |
팽창 | 축소 | ||
자원과 유인동기 | 정책구조는 해당 프로그램을 둘러싼 자원과 유인동기를 창출하며, 이는 사회집단의 형성과 활동에 영향을 줌 | ○ | ○ |
고착효과 | 정책은 사회적∙경제적 이해관계자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한 편, 다른 정책대안의 비용을 상승시켜 제도의 경로의존을 발생시킴 | Ⅹ | ○ |
정책학습 | 정책이 채택되면 정책결정 관련 주요 행위자가 해당 정책을 학습하게 되고 이후 유사한 문제에 대해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도록 영향 | ○ | Ⅹ |
정보효과 | 정책의 구조는 정보비대칭성을 낳을 수 있으며, 이는 인과고리의 길이에 영향을 줌으로써 축소전략의 구사에 영향을 미침 | N/A | ○ |
3. 프로그램 축소의 결과
(1) 프로그램 별 축소사례 : 프로그램 별로 상이하여, 일반적으로 알려진 수준 보다는 낮은 축소
구분 | 영국 | 미국 | ||
축소 | 사유 | 축소 | 사유 | |
연금 | 상 | - 기초연금, 자산조사P/G, 뒤늦은 소득비례 연금으로 분절화 - 소득비례 연금부분의 미성숙 - 민간연금은 공적연금과 경쟁 ⇒ 사적대안 통한 공적연금 축소 에 성공 (잠재적 민영화) | 하 | - 단일연금 P/G의 포괄적 성격 - 소득비례 연금 부분의 성숙 - 민간연금은 공적연금을 보완 - 보험금 신탁기금 의존 (재정 risk) ⇒ 연동제 변화, 소득세 부과 등 일부 개혁만 성공 (구조적변화 X) |
주택 | 상 | - 광범위한 공공주택 프로그램 - 지방정부의 역할 중요 - 장기적 선행투자 P/G로 축소의 효과의 가시성이 낮음 ⇒ 주택매입권을 통한 공공주택 사유화 및 지방보조금 축소를 통한 프로그램 잔여화에 성공 | 상 | - 잔여적 공공주택 P/G (점증중) - 권리로서의 수급권 P/G가 아님 - 장기적 선행투자 P/G로 축소의 효과의 가시성이 낮음 ⇒ 공공주택 신축을 억제하고 주택 보조금 위주 정책으로 전환함으 로써 성공적 축소 |
부조 | 하 | - 포괄적 급부의 범위 - 아동수당, 실업급여 등 보편적 P/G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음 - 중앙집권적 프로그램 구조 - 자산조사 P/G는 이미 잔여화된 상태로 추가 축소 여지 불충분 - 목표간 상충 (근로동기 vs. 재정) ⇒ 재정에 집중하여 점감주의적 축소 전략 구사, 실제 축소는 주택수당을 제외하고는 주변적 | 하 | - 포괄성이 낮은 급부 범위 - 보편적 프로그램이 별로 없음 - 수직적 분권화된 프로그램 구조 - 자산조사 P/G는 이미 잔여화된 상태로 추가 축소 여지 불충분 - 목표간 상충 (근로동기 vs. 재정) ⇒ 직접적 삭감은 제한적이었으며, workfare 부분은 오히려 증가, 지방 떠넘기기 전략(신연방주의) 구사하였으나 성과는 제한적 |
건강 | 하 | - NHS라는 보편적 건강 프로그램 에 대한 국민의 폭넓은지지 - 민영화의 비용 문제 - 축소의 가시성이 높음 ⇒ 공공부문 내부시장 창출로 경쟁원리는 도입하는 수준의 매우 부분적인 개혁 | 중하 | - 공적 프로그램은 제한적으로 존재 - 신탁기금+3자 지불방식으로 재정 문제가 심각한 수준 - 민영화의 비용문제 - 과도한 축소 시 공적 건강보호가 더 심각하게 이슈화될 우려 ⇒ 재정문제를 이슈화하여 메디케어 위주의 부분적 축소에만 성공 |
상병 장애 | 중하 | - 법정상병수장(SSI) 제도 - 민간부문으로의 권한 이양 및 고용주에 대한 보상 전략 ⇒ 민영 운영 전환하였으나 공공 비용 지출수준을 그대로이며, 피용자 → 고용자 재분배 초래 | 중하 | - 장애보험(DI) 제도 - 권한을 집중시키는데 성공, 급진적 개혁을 추진하였으나 오히려 강력 한 정치적 반발에 봉착 ⇒ 부분적 축소 (큰 정치적 대가) |
(2) 프로그램의 장기적 구조 변화 정도 : ‘위축’은 인정되나 ‘축소’라 하기는 미흡
구분 | 영국 | 미국 |
사회지출 추이(‘78→’99) | 공공지출 44% → 40% 사회지출 24% → 23% | 공공지출 21% → 23% 사회지출 11% → 13% |
잔여화 정도(‘80→’90) | 자산조사 비중 18% 수준에서 유지 | 자산조사 비중 15% → 24% |
4. 체계적 축소의 결과
구분 | 내용 | 영국 | 미국 |
대중의 여론 | 복지국가에 대한 대중적 지지 | 양국에서 모두 여론은 보수 정권 집권 즈음에 가장 나빴고, 프로그램 축소 추신 시 반전 | |
돈줄 옥죄기 | 지속가능성 낮은 재원 의존 비복지 지출 항목 증가 조세인하 및 증가 장애 증대 | 통화주의 정책으로 세수는 오히려 증가했고, 조세 가시성도 감소함 | 조세 가시성을 증가시켰고 감세와 국방비로 재정적자 대폭 상승 |
정치제도 | 권위의 집중화 정도 | 권위가 집중된 체제에서 더욱 강화 (노동당 지역 영향력 약화) | 분산화 강화 - 미래정부 개입 제어 - 지방 간 재정경쟁 - 삭감책임 분산 |
이익집단 | 복지국가지지 세력 | 노조는 약화되었으나 각 프로그램별 이익집단은 대체로 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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